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41786&ref=A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입니다.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어제 저희가 전해드린 소식이죠.
당진시의 생강 저장용 지하 굴에서 60대 부부가 질식해 남편이 숨지고 아내가 다친 안타까운 사건이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생강과 같은 농작물을 보관하는 땅굴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하는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원인은 뭘까요?
2018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발표한 논문을 살펴보면요.
"생강 저장굴의 질식 사고는 부족한 산소 농도가 직접적인 원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돼있습니다.
'굴에 들어갔다가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나오면 되지 않을까?'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서 호흡을 단 두 번만 해도, 실신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산소 농도가 어느 정도가 돼야 안전한 걸까요?
대구보건대학교 소방안전관리학과 백찬수 교수에게 들어봤습니다.
[백찬수/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 : "18%~23.5%까지를 적정농도(산소농도)라고 합니다. 18% 미만이 되었을 때 호흡과 맥박이 증가하고 두통, 메스꺼움을 유발하고 농도가 더 낮아지면 추락하거나 안면 창백, 구토 증상이 일어나곤 합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이 같은 밀폐공간에서는 작업 시작 전에 산소농도를 측정하고 환기를 해야하고요.
특히 이 환기는 작업 중에도 계속 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농가도 상시 근로자가 50명 이상이라면 적용 대상이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런 대규모 농가가 많지 않은 현실에 농정당국이 이 같은 안전 관리와 지도를 놓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생강이 특산물인 서산과 태안 같은 충남 지역에서는 몇 해마다 이 같은 사고가 되풀이돼왔는데요.
충남도는 예방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농업기술센터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생강 저장 굴을 조성하기도 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후 농가를 중심으로 저장 굴 질식 사고 위험에 대한 교육을 해왔지만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당진시에서는 농가에 생강 저장 굴 관련 안전 교육도 이뤄지지 않았고, 심지어 몇 개의 생강 저장굴이 있는지조차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당진시 생강작목반 김근중 회장의 이야기 잠시 들어보시죠.
[김근중/당진시 생강작목반 회장 :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안전에 대한) 홍보나 주의사항 같이 (알려주는 게) 없어요. (생강 굴을) 파악하라 체크 하라 그런 얘기 없었어요."]
당진시농업기술센터는 해당 내용을 모두 인정했고요.
이번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당진의 생강 저장 굴 현황을 조사했다고 합니다.
지역에 몇 안 되는 생강 저장 굴. 지자체가 먼저 나서서 안전을 챙겼더라면, 이번 사고도 막을 수 있을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데요.
앞으로는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웃과 관계당국, 모두의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